2. 자동차 주말여행 코스북
멀리 가지 않고도 누릴 수 있는 아늑한 행복 <서울 도심 드라이브길>
그 누구의 방해 없이 나 홀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사랑하는 사람과 낭만적인 데이트를 하고 싶을 때, 우리는 복잡한 서울에서 벗어나 한적한 근교 지역을 찾는다. 하지만 서울 도심 속에서도 이런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아늑한 드라이브길이 있다. 성북구에 위치한 북악스카이웨이는 북악산 능선을 바라보며 달릴 수 있는 하늘길이다. 깊은 숲과 도시의 야경이 한 주간에 쌓인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버린다. 남산중턱을 달리는 소월길로 접어들면 한강의 야경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도심을 달리는 드라이브가 이보다 더 낭만적일 수 있을까? 이제 막데이트를 시작하려는 연인들에게 서울 도심 드라이브길 주말여행 코스 강추!
주말여행 코스1. 서울성곽을 따라 달리는 <북악스카이웨이>
북악스카이웨이의 원래 이름은 북악산길이다. 이 길은 성북구 정릉의 아리랑고개에서 창의문까지 이어지는 약 10km의 2차선 도로이다. 서울 도성의 진산인 북악산의 능선을 따라 자연경관을 그대로 눈과 마음에 담을 수 있는 도심 속 드라이브 코스이다.
북악스카이웨이가 처음 개통된 것은 1968년 9월이다. 1968년 1월 21일 북한 무장공비가 청와대에 침투한 사건으로 정부는 수도권 경비를 강화하기 위해 북악산 뒷길을 조성했다. 이 도로가 시민들에게는 관광용 도로로 이용된 것이다. 처음에는 도로 건설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이용객들에게 통행료를 받았다. 유료 도로임에도 1970년대 서울에서 결혼식을 마친 신혼부부들은 신혼여행을 떠나기 전 으레 북악스카이웨이 드라이브를 빼놓지 않았을 정도로 로맨틱 드라이브 코스였다.
아련한 옛 추억담이 전해 내려오는 이 길은 현재 무료로 통행할수 있을 뿐만 아니라 2차선 도로를 따라 나무데크가 설치돼 있어 산책하기도 좋다. 북악스카이웨이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은 팔각정이다.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주차장과 휴게소가 마련돼 있다.
주말여행 코스2. 인왕산 호랑이의 기개가 느껴지는 <인왕스카이웨이>
조선 개국 초기에 국사 정도전과 무학대사의 일화가 깃든 선바위와 인왕산의 정기가 가득한 국사당이 자리한 인왕산 아랫길이다.
길을 따라 울창한 숲이 이어진다. 산소를 가득 들이마시며 여유롭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인왕스카이웨이 갈림길에서 인왕산호랑이상을 만난다. 여기서 좌회전을 하면 고종이 활쏘기를 즐기던 황학정과 민족의 시조인 단군을 모신 단군성전을 만난다.
인왕스카이웨이는 1968년 북한의 공작원들이 청와대로 침투했던 1·21 사태 이후 출입이 통제됐으며 참여정부 이후 개방되면서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곳이다. 청운공원 언덕 위로는 인왕스카이웨이를 따라 조붓한 숲길이 조성돼 있다.
* 이렇게 이동하세요! 창의문에서 인왕산 아래로 이어지는 외길이 인왕스카이웨이다.
주말여행 코스3. 한옥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살아 숨 쉬는 <남산골한옥마을>
남산의 북쪽 자락에 들어선 남산골한옥마을 터는 조선시대 때 경치가 수려해 여름철 피서지로 이름이 높던 곳이다. 이곳에는 조선 팔대가에서부터 평민에 이르기까지 구조가 각각 다른 한옥 다섯 채가 이전되거나 복원돼있으며 내부를 관람할 수도 있다.
옥인동 윤씨 가옥은 순종의 황후인 순정효황후의 큰아버지 소유였던 가옥으로 당시 최상류층 주택의 면모를 보여준다. 경복궁 중건 공사를 맡았던 도편수 이승업 옹의 집은 당시 서울의 주거 문화를 세련되게 살린 가옥이다. 한옥이라 해도 신분에 걸맞은 가구나 가재도구 등을 배치해 선조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전통 정원을 둘러보고 나면 서울 정도 600년을 기념하는 타임캡슐도 만난다. 보신각종 모형의 타임캡슐 안에는 서울의 문화와 생활을 대표하는 문물 600점이 묻혀 있는데 2394년 11월 29일에 공개된다고 한다.
주말여행 코스4. 역사를 되새기고 소월의 시심도 떠올리는 <남산순환도로>
남산을 한 바퀴 도는 남산순환도로는 자연과 역사, 문화 유적이 어우러진 길이다. 남산길에는 소월길과 소파길이 있다. 남창동에서 한남동으로 이어지는 길은 소월길이라 불린다. 소월 김정식 시인의 시비가 이곳에 있어 붙은 이름이다. 남산동에서 남창동으로 이어지는 소파길은 소파 방정환 선생의 얼이 담긴 어린이회관이 한때 남산에 있어서 붙여진 명칭이다. 남산은 모름지기 서울의 중심에 선 시민들의 즐거운 휴식처이다. 산 중턱을 한 바퀴 도는 남산순환도로변에 남산야외식물원이 들어서 있다. 주차장에 잠시 차를 세우고 남산 정상까지 여유로운 산책을 할 수 있다.
소월길을 따라 숭례문 방면으로 향하면 안중근 의사의 동상을 만나게된다. 동상을 마주하면 일제강점기 때 남산을 점거했던 일본의 잔재를 말끔히 털어내는 느낌이 들어 반갑다. 이 도로를 따라 김구 선생과 다산 정약용, 퇴계 이황 등 위인들의 동상과 기념비가 곳곳에 들어서 있다. 아픈 역사는 뒤안길로 밀어내고 남산의 기개를 되찾은 듯해 기분이 좋아지는 길이다.
* 이렇게 이동하세요!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장충단길을 따라 이동한다. 국립극장을 바라보며 달리면 남산순환도로로 이어진다.
* 이 글은 자동차 주말여행 코스북(길벗 / 유연태, 전계옥, 온석원, 권현지, 신영철)의 일부분을 발췌한 내용입니다.
주말여행 코스북 연재는 총 10회로 이루어집니다. (자동차 주말여행 코스북, 홍콩 주말여행 코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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