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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디자인을 만드는 정리의 힘 ||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직장 매뉴얼/디자인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8. 1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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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 디자이너들은 "디자인에서 정리만 잘해도 절반은 성공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여기서 디자인 정리는 어떠한 이해관계나 복잡한 가치를 사용자에게 쉽게 전달하기 위한 최소한의 행동입니다. 이처럼 제품 디자인에서 필요와 정리는 밀접하게 엮여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사용자에게 시각적인 유혹과 함께 필요성을 전달합니다.


애플 아이팟은 버튼을 이용한 검색이 사용자에게 불편을 가져오자 그 경험을 이용하여 틈새 디자인을 완벽하게 공략하였습니다. 기존 MP3에서 수많은 버튼에 지친 사람들에게 기능 정리를 통해 선보인 간단한 사용성은 현재까지 마니아층을 유지할 정도의 밀리언셀러로 등극하게 하였습니다.


아이팟 / 애플

▲ 애플 디자인의 거장 조나단 이브 Jonathan Ive가 만든 아이팟은 사실 디자인의 힘보다 아이튠즈 시스템에 의한 사용자 간의 연계가 있었기 때문에 인기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다이얼 방식을 이용한 UI 활용은 기존 MP3 방식을 뒤엎는 혁명을 가져왔습니다.


시대가 흘러 초기 버전의 다이얼 방식은 터치 방식으로 전환되고 기능도 변환되어 아이팟 디자인에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터치 기능이 강화되면서 점차 화면 크기가 커지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화면 비율에 대한 고민이 더욱 커졌습니다. 특히 아이팟을 축호한 듯한 아이팟 셔플과 아이팟 나노는 그저 축소된 제품이 아니라 사용자의 다양한 성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특징의 제품으로써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이처럼 급변하는 디지털 세상 속에서도 아날로그와 전통의 힘은 사라지지 않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이팟 셔플 시리즈 / 애플

▲ 사용자들이 터치와 시각적 요소를 가진 아이팟 나노 시리즈보다 아이팟 셔플에 더 큰 관심을 가지자 애플은 디자인 요소가 풍부한 아이팟 셔플을 선보였습니다. 이것은 터치라는 기능의 편리함보다 아이팟의 주요 아이덴티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증명이기도 합니다. 즉 셔플 시리즈는 사용자 욕구 및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과 다름없습니다.


디자인 정리는 복잡하고 거대한 제품을 혁신적으로 줄여 다양화를 이끌어냈습니다. 수많은 디자인 속에서 기능과 부품 정리만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디자인 영역을 만든 것입니다.


여러 기능의 제품은 기능을 정리하여 편리함을 줍니다. 예를 들어 TV 리모컨을 유심히 살펴보면 수많은 기능이 있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기능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처럼 만약의 가능성을 위해 사용할지도 모르는 기능을 반드시 넣어야만 하는 경우도 있어 디자이너는 심적 부담을 갖기도 합니다.


TP1 / 브라운

▲ 브라운의 LP 플레이어 TP1은 회전부, 재생 핀, 음량조절, 스피커로 정리되었습니다. 분체도장으로 마무리된 하얀 몸체와 이동을 위한 가죽 손잡이, 회전부의 금속 소재 색감은 현대의 디자인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정갈하고 단아합니다.


평범함을 비범하게 여기는 '슈퍼 노멀 Super Normal'을 주창한 디자이너 후카사와 나오토 Naoto Fukasawa는 디자인 정리와 같은 미니멀리즘 Minimalism 대가 디터 람스Dieter Rams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디터 람스의 디자인은 복잡한 요소를 최대한 제거하여 간결하게 표현해서 사용 방식의 명확성과 간결함을 통해 디자인을 더욱 아름답게 정리하였습니다. 이처럼 디자인은 기능이나 장식을 더하여 아름다워질 수 있지만 정리된 절제미를 통해 더 나아질 수도 있습니다.


디터 람스의 "작지만 더 좋게 Less but better"라는 명언은 완벽한 기능 중심의 디자인을 한 마디로 표현합니다. 특히 그의 디자인 십계명은 1990년대 제품 디자인의 범람 속에서 좋은 디자인이 가져야 할 도덕적인 책임과 사용 방식에 관한 새로운 교훈을 줬습니다. 그중 "좋은 디자인은 제품을 이해하기 쉽도록 한다 Good design makes a product understandable."는 계명은 그가 만든 제품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따로 설명서가 필요 없는 인터페이스, 즉 단순한 사용성과 올바른 기능 사용을 위한 조작 방식으로 제품과 사용자의 빠른 커뮤니케이션을 유도합니다.


또한 그는 "좋은 디자인은 정직하다 Good design is honest."고 하였습니다. 제품에서 정직이란 무엇을 뜻할까요? 가장 먼저 가격이 떠오르겠지만 디자이너 관점에서의 정직은 다릅니다. '구조적으로는 내부 부품들을 어떻게 정리하여 불필요한 공간을 줄일것인가?', '시각적으로는 내부 부품들을 어떻게 정리하여 불필요한 공간을 줄일것인가?', ' 시각적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음량을 높이는 것이 명확할까?', '디자인적으로는 각 부품의 크기나 비율을 어떻게 구성해야 효율적으로 기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까?'와 같은 디자인에 관한 솔직한 고민에 가깝습니다. 결국 복잡한 기술을 사용자에게 일일이 설명하기보다 사용성과 기능성에 치중하여 만들어지는 정직한 디자인은 복잡한 세상 속에서 사용자를 고민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생활 제품 디자인에서는 제스퍼 모리슨 Jasper Morrison의 디자인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는 디지털 기능이 없는 단순한 제품을 더욱 담백하게 풀어낸 디자이너입니다. 그가 디자인한 제품은 '슈퍼 노멀'이라는 디자인 공식을 바탕으로 무난하지만 다양한 색과 단순한 부품만으로도 다채로운 스타일이 연출됩니다.


스미스필드 / 제니퍼 모리슨

▲ 전등은 어두운 공간을 밝게 만들어 필요를 충족시켜주지만 이 디자인에서는 빛이 필요 없는 시간에 전등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긍정적으로 해석하였습니다. 배경에 충분히 녹아드는 정갈함은 어떤 인테리어에서도 어색하지 않게 어울립니다.


윌리엄 모리스 William Morris가 창안한 모던 디자인은 근대화 과정 속에서 가장 합리적이며 기능적인 디자인에 충실한 산업화에 가까운 스타일로 미니멀리즘과 비슷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산업 기술이 발달하면서 새로운 디자인과 시각적으로 돋보이는 제품 디자인의 방법을 찾고 르네상스 시대처럼 독특한 디자인이 쏟아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윽고 스마트폰을 통해 상향평준화된 제품 시장처럼 제품 속에서 사람들은 다시 담백하고 어디에나 섞일 수 있는 새로운 스타일을 갈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미니멀리즘은 예술적인 기교나 각색을 최소화하였을 때 현실과 작품의 괴리가 사라져 진정한 현실성이 달성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처럼 재스퍼 모리슨의 디자인들은 어떠한 공간에서도 어색하지 않은 자연스러움을 내포합니다. 제품의 단순함은 색과 형태 변화만으로도 다양성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극도의 필요성만을 남긴채 장식을 배제하고 다양성을 위한 재질, 색상, 비율로 디자인을 정리하는 것은 사용자 생활환경에 관한 경험 연구가 있어야만 합니다.


디자인에서 정리가 힘든 이유는 선택과 집중에 따라 이미지가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이며, 이것도 좋은 디자인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작업입니다. 필요에 의해 디자인을 정리하려면 사용자 욕구와 사소한 행동 속에서 필요성을 찾고 그것을 기능, 형태, 재질, 색상으로 드러내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 이 글은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제품디자인» 도서의 일부를 발췌한 글입니다.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제품 디자인
  • 저자 : 박영우
  • 제품 그 이상을 꿈꾸는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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