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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브랜드 - 에비앙 evian을 말하다 ||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직장 매뉴얼/디자인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8. 1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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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은 생산자나 제조자가 판매를 목적으로 생산한 것을 말하며 때로는 완제품 Finished Goods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대체적으로 눈으로 볼 수 있는 유형의 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브랜드를 제품 브랜드라고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부분 제품이나 반제품 등도 브랜드화할 수 있으니 꼭 완제품에만 초점을 두고 브랜드로 접근할 필요는 없습니다. 제품의 종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기 때문에 내가 갖고 있는 제품이 어떤 카테고리에 속했는지에 대해서 먼저 정리하고 유기적인 관계를 가진 것들과의 상관 관계에 대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획기적이고 인상적인 제품 브랜드는 자연의 물을 병에 담아 세계 최초로 판매한 '에비앙 evian'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물을 돈 주고 사 먹는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1878년에 프랑스 정부로부터 공식 판매 허가를 받아 판매하기 시작했던 에비앙은 그들의 제품을 단순한 수소와 산소의 결합물인 '그냥 물'이 아니라 칼슘과 마그네슘이 많이 들어 있어 '골다공증 치료에 좋은 약'이라는 개념을 갖고 시장에 접근했습니다. 요즘은 수질이나 환경 문제 때문에 물은 당연히 사서 마시거나 정수기를 통해 마실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당시에 물은 그냥 흐르는 것을 손수 혹은 하인을 시켜서 떠다 먹는 수준의 것이었습니다.


자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깨끗한 물은 제품이 될 수 없지만 물을 용기 안에 담아 유형의 제품으로 만드는 순간 브랜드가 될 수 있었습니다. 에비앙이 목 마를 때 마시는 단순한 물이 아니라 몸에 좋은 물이라고 효능에 대해 이야기하고, 후작 레쎄르가 이 물을 마시고 신장 결석이 완쾌되었다는 신화적인 스토리텔링으로 건강을 염려하는 경제력 있는 구매자에게 접근한 것은 지금의 브랜드 이론과 다를 게 없습니다. 수많은 경쟁 브랜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비앙은 여전히 리딩 브랜드(특정 상품이나 서비스에서 매출이나 시장 점유율이 가장 앞선 브랜드)로 입지를 굳히고 있고 이를 더 견고하게 만들기 위해 최근에는 유명 디자이너 및 아티스트들과 콜라보레이션한 한정판 패키지를 선보이며 리미티드 컬렉션 Limited Collection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상승을 꾀하고 있습니다.



에비앙의 아성에 도전하는 다른 물 브랜드들은 에비앙보다 후발 주자이기 때문에 시장에 쉽게 접근하기 위해 무조건 에비앙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저가 브랜드 전략을 사용하기도 하고, 알프스보다 훨씬 더 오지에서 구한 귀하고 어렵게 얻은 물이라는 점을 강조하거나 패키지 디자인과 효능을 더 강화하여 프리미엄 물 브랜드로 에비앙과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을 구사하기도 합니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값비싼 물로 프리미엄 물 시장을 타깃으로 시장 세분화 Market Segmentation하여 비교적 경쟁 상대가 적은 틈새시장을 형성하기도 합니다.


후발 물 브랜드들은 단순히 깨끗한 지하수를 병에 담아서 파는 일차원적인 브랜드 형태가 아니라 해양 심층수, 빙하수, 스파클링 미네랄 워터 등 다양한 종류의 차별화된 물을 찾아 보다 세심하고 특색 있게 시장 접근을 하기도 했습니다.



물에 특별히 강화된 효능을 첨가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향이나 맛을 더해 각 브랜드 특유의 개성을 고취시키기도 했으며, 단순히 마시는 것에서 벗어나 눈을 즐겁게 하는 아름다운 패키지들에 물을 담음으로써 물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변모시켰습니다.


물과 관련된 파생 제품 브랜드들도 많이 생겨서 물을 담는 아름다운 용기나 물을 소개하는 물 소믈리에 Water Sommelier라는 직업이 생기기도 했고, 다양한 물을 취향에 따라 선택해서 마실 수 있는 워터 바 Water Bar도 등장하는 등 물이라는 단순한 제품으로 다양한 파생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음을 실제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은 만물의 근원이라 일컫는 물, 불, 흙, 공기라는 4원소도 브랜드를 따져서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숨 쉴 때 꼭 필요한 공기조차 휴대용, 의료용, 미용용, 다이어트용 등 다양한 용도와 특징을 갖고 브랜드로 거듭나는 현실이니 주변만 꼼꼼하게 돌아봐도 브랜드화할 만한 제품들이 눈에 보일 것입니다. 다만 브랜드화하고 싶은 제품이 기존에 나와 있는 아이템이라면 어떻게 다른 방법으로 시장에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충분한 연구와 시장 조사가 필요하고 이를 뒷받침할만한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이 필요할 것입니다.


유형의 제품을 브랜드화할 때 중요한 점은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품질 혹은 규격을 유지하고 최대한 많은 사용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머니가 해 주는 요리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어머니의 요리를 브랜드화하기로 결정하였다면 전제 조건으로 음식이 어떤 상황에서도 늘 같은 맛과 형태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머니의 기분에 따라 혹은 재료의 품질에 따라 맛이 일정하지 못하다면 브랜드 제품으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아집니다. 언제 먹어도 늘 똑같은 맛의 규격을 이루지 못한다면 제품으로서의 가치를 잃게 되는 것입니다.


가치가 없는 제품은 브랜드로써의 가치 또한 없기 때문에 브랜드화하기 위한 선결 과제로 안정적인 맛과 멋을 먼저 규격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사람들이 맛에 대해 느끼는 쓴맛, 단맛, 신맛, 짠맛, 매운맛이라는 오미를 가장 대중적인 입맛에 맞춰 누가 먹어도 맛있다고 좋아할 만한 맛의 정도를 찾아내야 합니다.


제품 브랜드를 설명하기 위해 아주 단편적인 예로 어머니가 만든 요리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실제로 모든 제품의 의미와 가치가 갖는 부분은 일맥상통하는 면이 많습니다. 아무리 독창적 Unique인 제품을 만들고 이를 브랜드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제품이 판매되어야만 브랜드가 유지 발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이라는 것이 전제됩니다. 재화와 교환을 위해 만들어진 제품은 반드시 일정 수준 이상의 좋은 품질과 규격이 요구됩니다.


좋은 제품 브랜드를 만들 때 품질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좋은 제품 디자인'을 하는 일입니다. 필요에 의해서 제품을 구매하던 시기는 이미 지났기 때문에 제품 디자인 자체가 완성도 있고 만족감이 높아야만 좋은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 바탕이 됩니다.




  • 이 글은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브랜드 디자인» 도서의 일부를 발췌한 글입니다.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브랜드 디자인
  • 최영인 지음
  • 브랜드 스토리, BI부터 디자인, 관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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