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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식] 기축통화: 국제 결제나 금융거래에서 기본이 되는 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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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벗 출판사 2015. 3. 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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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외환거래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 중 하나가 바로 ‘기축통화’입니다. 기축(基軸)은 ‘어떤 사상이나 조직의 토대, 중심이 되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기축통화는 결국 ‘국가 간의 결제나 금융거래에서 기본이 되는 통화’라는 뜻으로, 미국 예일대학의 로버트 트리핀 교수가 처음 사용한 용어입니다.

 

  그렇다면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대표적인 기축통화는 무엇일까요? 바로 미국 달러화입니다. 달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미국이 전세계 금융과 통화의 주도권을 쥐면서 자연스레 기축통화 자리를 꿰찼습니다. 영국 파운드화도 영어권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축통화입니다. 결국 ‘기축통화 = 달러화 + 파운드화’라는 등식이 성립되었습니다.

 

달러화

 

  그런데 최근 들어 이 같은 패러다임이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유럽에서 단일통화로 유로(Euro)화가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유로화는 1995년 12월 1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15개 회원국이 1999년 1월 유럽경제통화동맹(EMU)을 출범시키고 단일통화의 명칭을 ‘유로’로 하기로 합의하면서 탄생했습니다. 2011년 9월 현재 유로화 단일통화 지역인 유로존에는 오스트리아, 벨기에, 핀란드, 프랑스, 독일, 그리스, 아일랜드,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슬로베니아, 키프러스, 몰타, 슬로바키아, 에스토니아 등 17개국이 가입해 있습니다. EU 27개 회원국 가운데 영국, 덴마크, 스웨덴은 아직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점은, 유로존 17개국 이외에 유로화를 쓰는 국가가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몬테네그로, 바티칸시, 산마리노, 안도라, 모나코 등 유럽 내 소국가들이 유럽중앙은행(ECB)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유로를 공식화폐로 쓰고 있으며,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추진 중인 코소보도 이미 유로를 공식화폐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 달러화를 사용하는 국가가 종전에 비해 크게 줄 수밖에 없다는 말입니다.

 

 

유로화

 

 

  이에 따라 미국 달러화가 세계통화의 대표라는 간판이 점차 옛말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달러화가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할 때 아직까지는 유로화나 심지어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인 일본 엔화의 영향력이 크게 위협적이지는 않지만, 옛날과 같은 명성과 영향력을 누리기에는 그 세력이 많이 약해졌습니다.

 

  미국이 전세계 경제의 중심축으로 부상한 영광을 경험한 상당수 미국 정치인과 일반인들은 달러화의 세력이 약해진 지금의 상황을 맞이하면서, 어쩌면 2000년 3월 9일에 있었던 역사적인 사건을 떠올리며 아쉬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로 그날, 남미 에콰도르에서 구스타보 노보아 대통령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자국 통화 ‘수크레’를 버리고 달러화를 공식화폐로 받아들이기로 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 자국 화폐를 포기하고 달러화를 공식화폐로 받아들이는 달러라이제이션(dollarization)을 단행한 것이지요. 당시 에콰도르 국민은 경제주권을 내팽개치는 수치스런 일이라고 비난했지만, 이는 전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던 당시 미국의 위상을 웅변하는 사건이었습니다.

 

 

위안화

 

  그렇다면 아시아 금융허브의 자리를 꿰차고 있는 홍콩 달러와 중국 위안화 가운데 앞으로 미국 달러화에 버금가는 기축통화가 될 가능성이 큰 것은 어느 것일까요? 정답은 위안화입니다. 실제로 홍콩에서는 이미 위안화를 선호하는 등,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역의 국경무역에서는 위안화가 달러를 대신하는 화폐로 등장했습니다. 한마디로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상당수 나라들이 이미 ‘위안화 경제권’에 진입한 셈입니다.

 

  하지만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는 길은 아직은 요원해 보입니다. 무엇보다 지금은 달러체제가 중국경제를 먹여살리는 기반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위안화 저평가를 통한 수출확대로 고도성장을 지속해온 나라입니다.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로 미국 국채를 사들여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이 영향으로 미국은 저금리정책을 유지하고 소비심리에 청신호를 켜서 다시 중국 상품을 구입하도록 돕고 있기 때문이지요.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는 날이 올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그 시기는 누구나 중국의 경제·정치·문화적 수준을 인정할 수 있는 때여야 하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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